[베리타스알파=조혜연 기자] 1일 발표된 정시최초 합격자를 포함해 2024서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고교 톱100은 3일 조사 기준 5명에서 끊겼다. 실질적으로 ‘다른 무대’인 예고와 비공개방침인 영재학교를 제외한 조사 결과다. 아직 졸업생의 합격 현황이 파악되지 않은 곳이 있어 추후 변동될 수 있다. 톱 100까지의 2025서울대 실적은 정시 40%강제 이후 교육특구의 강세를 여지없이 드러냈다. 1일 서울대가 밝힌 2024정시 특징인 '최근 11년래 최대치인 N수생과 일반고'의 위력이 정시40%상황에서 교육특구의 강세로 굳어져가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수시 정시를 포함해 2024서울대 합격자 실적 1위에 오른 학교는 외대부고다. 외대부고는 수시 28명, 정시최초 30명으로 총 58명의 합격실적을 내며 지난해에 이어 정상의 자리를 굳혔다. 전년 총 64명과 비교하면 6명이 줄었지만, 올해 유일하게 50명 이상의 합격자가 나오면서 압도적인 서울대 진학 성과를 기록했다. 2위는 대원외고다. 수시최초 24명에 이어 정시에서 21명의 최초합격자가 나오면서 총 45명의 합격 실적을 기록했다. 이어 하나고가 37명으로 톱3를 형성했다. 하나고는 올해 수시최초 29명, 수시추합 2명, 정시최초 6명으로 총37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수시 합격성과로만 보면 하나고가 총 31명으로 가장 많다. 대원외고와 하나고 역시 전년과 비교하면 합격자가 줄었다. 대원외고에서는 지난해 50명(수시28명+정시21명), 하나고에서는 61명(수시45명+정시16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세 학교 모두 예년과 비교하면 합격자가 감소하긴 했으나, 그럼에도 부동의 톱3을 지켰다.
톱10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4위 중동고 36명(수시최초6명+수시추합0명+정시최초30명) ▲5위 선덕고 35명(18명+1명+16명) ▲6위 세화고 31명(7명+0명+24명) ▲8위 보인고 29명(6명+0명+23명), 휘문고 29명(3명+0명+26명) ▲9위 낙생고 27명(2명+0명+25명), 상산고 27명(3명+0명+24명) 순이다. 중동고 선덕고 세화고 보인고 휘문고는 모두 서울 광역단위 자사고이자 남학교라는 공통점이 있다. 물론 모두 교육특구 소재이다. 이 중 수시와 정시 실적이 비슷한 선덕고를 제외하면 모두 정시 위주로 합격실적을 냈다. 통합형 수능의 핵심인 수학에서 남학생의 선전이 두드러진 가운데 애초 풍부한 재수 자원에다 신설 지균의 지원까지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일반고 가운데는 경기 성남 소재 낙생고가 지난해에 이어 1위에 올랐다. 이어 서울 강남 단대부고 25명(3명+0명+22명), 경기 화성고 24명(3명+1명+20명), 서울 서초 상문고 23명(6명+2명+15명), 경기 파주 한민고 21명(15명+0명+6명) 순으로 일반고 톱5다. 한민고를 제외하면 모두 정시에 강세를 보인 교육특구 고교들이다.
서울대가 1일 발표한 2024 정시모집 선발결과에 따르면 올해는 서울대 정시최초 합격자 중 일반고와 N수생의 비중이 최근 11년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수생이 40.4%, 삼수 이상이 19.3%로 합격생의 59.7%가 N수생이다. 일반고 출신 비중은 자공고를 포함해 63.8%다. 2022정시에서 56.1%를 기록한 이후 정시에서 교과를 처음 반영한 2023정시에서 57.7%로 상승하더니, 올해는 6.1%p가 증가했다. 수시에 비해 사교육의 영향이 큰 정시의 특성을 고려하면 올해 서울대 정시에서는 교육특구 일반고 출신의 N수생이 초강세를 보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로 베리타스알파의 고교별 2024 서울대 정시 합격 조사 결과, 10명 이상의 합격자를 낼 일반고 12개교 중 강남 소재 고교가 4개교, 서초 소재 1개교, 대구 수성구 소재 고교가 2개교로 대표적인 교육특구로 꼽히는 지역이 대거 포함됐다.
서울대 합격실적은 전국 일반계고에 공문을 발송해 베리타스알파가 개별적으로 취합했다. 수시 최초합 및 추합 실적과 정시최초합 실적을 중심으로 정원내 일반/지균과 정원외 기균을 모두 합한 기준이다. 공문에 회신하지 않은 고교와 비공개 방침을 밝힌 고교는 집계에서 제외됐다. 아직 내부적으로 서울대 합격자 수를 모두 파악하지 못했거나 대입 일정을 소화하면서 합격자까지 파악하기엔 불가능해 명단에 제외된 고교도 있어 일부 순위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재학생뿐 아니라 재수생도 포함된 수치로, 아직 재수생 실적을 파악하지 못한 고교는 재학생 실적만 포함했다. 연락이 닿지 않은 고교 중 일부는 수시최초 실적만 포함했으며 추후 조사가 이뤄지는 대로 내용을 반영할 방침이다.
<외대부고 58명 ‘톱’.. 수시 정시 고른실적 ‘눈길’> 예고와 영재학교를 제외하고 2024학년 정시 최초까지의 서울대 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학교는 외대부고다. 정시최초까지 58명(수시28명+정시30명)의 실적이다. 이 중 서울대 의대 합격생이 3명(수시2명+정시1명) 포함됐다. 경기 용인 소재 전국단위 자사고인 외대부고는 매년 수시 정시 고른 실적을 보이는 학교다. 등록자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0학년 63명, 2021학년 60명, 2022학년 72명, 2023학년 60명으로 매년 뛰어난 실적을 보이고 있다.
등록자 수는 합격자 중에서 실제 대학에 등록을 마친 인원만을 뜻한다. 대입에서 ‘합격’과 ‘등록’은 혼용되는 경향이 강하지만 엄연히 다른 개념이다. 합격자 수는 수시와 정시에서의 최초합격/미등록충원합격(추가합격)을 총망라하는 개념으로 통상 등록자 수보다 다소 많게 산정된다.
2위는 45명의 대원외고가 올랐다. 수시최초24명+정시최초21명의 실적이다. 통합형 수능 도입 이후 수학에 따른 유불리가 극대화되면서 정시에서 문과가 이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해진 상황이지만, 오히려 정시 합격자가 확대된 대원외고는 새삼 일반적인 외고유형과는 전혀 다른 입지와 위상을 과시했다. 자연계 대비 인문계 문호가 상대적으로 좁은 서울대 입시의 배경과 통합수능에 따른 ‘이과의 문과침공’에도 불구하고 흔들리지 않는 교육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3위는 37명의 하나고다. 수시최초29명+수시추합2명+정시최초6명의 실적이다. 수시로만 보면 총 31명으로 하나고가 1위에 오른다. 서울 은평 소재 전국자사고인 하나고는 매년 최신 교육 트렌드에 걸맞은 교육과정을 선제적으로 도입, 전국 고교현장에 혁신열풍을 일으키는 주역으로 꼽힌다. 워낙 특색 있는 교과목과 비교과 활동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보니 블라인드 평가 속에서도 ‘하나고의 학생부는 티가 날 수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대체로 강북 중심의 자원들로 선발효과가 약하다는 평가지만 오히려 상대적으로 약한 선발효과는 학교의 교육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학기당 외출이 제한 될 만큼 강력한 학교시스템중심의 수시체제로 정시40%시대에도 여전히 강세를 이어가며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중동고가 36명으로 뒤를 이었다. 수시최초6명+정시최초30명의 실적이다. 이 중 4명(수시2명+정시2명)이 서울대 의대 합격자다. 서울 강남 소재 광역자사고인 중동고는 최근 서울대 합격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는 추세다. 2022학년 27명, 2023학년 29명, 2024학년 36명으로의 증가다. 최근 10년간 수능 만점자가 6명에 달할 정도로 수능에 강세를 보이는 만큼, 중동고 서울대 합격실적의 상승세는 압도적인 정시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다. 정시 합격자만 살펴보면 2022학년 21명에서 2022학년 26명, 2023학년 30명으로 확대됐다.
서울 도봉 소재 광역자사고인 선덕고가 총 35명으로 5위다. 수시최초18명+수시추합1명+정시추합16명이 합격했다. 수시 합격생 가운데는 서울대 치대 1명, 약대 1명이 포함됐다. 선덕고는 2022학년 18명에서 2023학년 27명, 2024학년 36명으로 최근 2년전과 비교하면 서울대 합격자가 두 배로 늘었다. 특히 수시 합격생이 2022학년 8명, 2023학년 8명에서 2024학년 18명으로 대폭 증가해 눈길을 끌었다. 선덕고는 “교장 교감 진학위원 3학년 담임까지 모두 뭉쳐 학생 면담과 워크숍을 진행했다”며 “학생 진로에 맞춘 적절한 수시 배치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세화고가 31명으로 6위다. 수시최초7명+정시최초24명이 합격했다. 이 중 서울대 의대 3명(수시1명+정시2명)이 포함됐다. 세화고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서울대 합격자가 다소 줄었다. 46명에서 31명으로의 감소다. 의대 선호현상이 강한 고교인 만큼 상위권 학생들이 서울대보단 의대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인 2023학년 세화고의 의약학계열 합격생은 총89명에 달했다.
보인고와 휘문고가 29명의 합격성과를 기록하면서 뒤를 이었다. 보인고는 수시최초6명+정시최초6명이 합격했다. 이 중 서울 치대 2명, 서울대 약대 1명 등 의약학계열 합격자가 3명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모두 정시로 합격한 인원이다. 서울 송파 소재 광역자사고인 보인고도 최근 3년간 서울대 합격자가 계속해서 늘고 있다. 2022학년 21명, 2023학년 22명, 2024학년 29명으로의 증가 추세다.
휘문고는 수시최초3명+정시최초26명의 합격실적이다. 이 중 서울대 의대 합격자가 3명이 나왔다. 모두 정시 합격생이다. 서울 강남 소재 광역자사고인 휘문고 역시 의대 선호현상의 영향으로 서울대 합격자가 전년 대비 줄었다. 2023학년 48명에서 2024학년 29명으로의 감소다. 휘문고는 ‘이과 남학생 선호도 1위’ 고교로 꼽힐 정도로 의대 진학에서 전국구 명성을 자랑한다. 2023학년에는 의대 합격생이 144명으로 고교 정상에 올랐다. 약대 25명, 치대 26명, 한의대 18명까지 의약계열 합격자가 총 213명이다.
낙생고와 상산고가 27명으로 공동 9위다. 경기 분당 소재 낙생고는 수시최초2명+정시최초25명의 합격실적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일반고 중 가장 많은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했다. 특히 올해는 정시 합격생이 전년보다 4명 늘면서 최근 3년 중 최다 서울대 합격 실적을 기록했다. 중복합격을 제외한 실질적인 진학 인원인 등록자만 추려봐도 낙생고는 일반고 중 톱 고교로 꼽힌다. 지난해인 2023학년 기준 낙생고의 서울대 등록자는 수시 1명, 정시 23명 총 24명으로 전국 일반고 가운데 가장 많았다.
전북 소재 전국단위 자사고인 상산고는 수시최초3명+정시최초24명의 합격실적이다. 서울대 의대 합격자는 수시 1명이 포함됐다. 의대 강호인 고교들이 대체적으로 서울대 합격자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상산고는 비교적 감소폭이 적다. 지난해 28명에서 올해 27명으로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의대뿐 아니라 이공계열로의 진학 비중도 높은 영향으로 보인다. 상산고는 지난해 이공계특성화대인 KAIST 포스텍 지스트 DGIST 등록자가 33명으로 전국 톱20 고교 중 영재학교와 과고 외에 유일하게 포함됐다.
<서울대 합격자 왜 조사하나.. 고교 수시체제 가늠할 잣대> 서울대 합격자 수 조사는 고입체제 개편 이후 학교별 경쟁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잣대로 의미가 있다. 특히 수시는 고교 경쟁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정시보다는 수시 비중이 크며, 수시는 100% 학종 체제다. 서울대 수시 규모는 전체모집 대비 2017학년 76.8%, 2018학년 78.5%, 2019학년 78.5%, 2020학년 78.5%, 2021학년 76.5%, 2022학년 69.3%, 2023학년 60%, 2023학년 62.2%로 감소한 상황이다. 정부의 정시확대 기조에 의해 수시체제 구축에 대한 영향력이 줄었다고 보는 경향도 있지만, 추후 정시확대가 이뤄지더라도 선발의 절반 이상이 수시에서 이뤄진다는 점에서 영향력이 줄었다고 보기 어렵다. 수시 실적은 정시에서 활용되는 수능이라는 정량평가나 우수한 개인들의 실적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시스템이 만드는 실적이라는 점, 재학생 중심의 실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고교 서열화’ 걱정이 있지만, 고교 선택제가 시행되는 와중에 교육 수요자 입장에서 학교 선택권과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데 의미를 둔다. 수능 위주의 정량평가보다 정성평가 위주의 학종이 대세가 된 추세에 발맞춰 고교현장에 학종의 경쟁력 강화를 촉구하고 수요자들에게 경쟁력 강한 학교의 면면을 알리는 것이 서울대 합격자 수 조사를 시행해 온 배경이다.
1일 발표된 2024 서울대 정시 합격자는 현 상황에서 고교별 합격인원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재수생을 포함한 N수생의 합격 가능성 때문이다. 일부 재수생까지 파악한 학교도 있지만 아예 재학생만 파악된 학교도 있다. 추가제보가 들어오는대로 기사를 계속해서 보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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